- 자연의 형제인 동물과 멀어지지 말기를...
“당신의 앵무새가 동네에 소문을 내도 부끄럽지 않도록 살라.”
‘더 타임즈’ 기자 출신 베스트셀러 작가 ‘사이먼 반즈(Simon Barnes)’는 저서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오수원 옮김)에서 앵무새 부분을 ‘윌 로저스(Will Rogers)’의 말을 인용해서 시작한다. 그러면서 작가는 앵무새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앵무새는 사람이 의자에 앉듯 횃대에 똑바로 앉는다.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인간과 비슷하게 고개를 갸우뚱하고, 눈에 비치는 지성의 빛은 명백하기 그지 없다…그리고 앵무새는 말을 한다. 인간의 언어로 말을 하는 것이다.>
‘앵무새가 인간의 언어로 말을 한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작가는 한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이 역설한다.
<앵무새는 우리 자신을 떠올리게 하는 새다. 광대 같은 형형색색의 옷을 입고 매력적인 척하는 인간, 아무리 진지하게 이야기해도 영원히 익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존재가 앵무새다.>
어쩌면 우리의 주변에 앵무새보다 더한 사람들이 많을 듯싶다. 아무튼, 앵무새는 인간의 삶에 너무나 익숙해져 있다. 그래서 소설이나 TV에 자주 등장한다. 소설 <보물섬>에 나오는 해적 ‘존 실버’의 앵무새처럼 인기 만점인 것이다.
작가 ‘사이먼 번즈’는 앵무새에게 질문을 던진다.
“왜 이토록 사랑 받는 존재가 되었는가?”
“전에 있던 곳에서는 아주 흔한 존재였지만, 이곳에서는 아주 귀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작가는 ‘익살스러우면서도 지혜로운 대답이다’라고 자평(自評)한다.
손님들의 말을 흉내 내는 앵무새
지난 5일 관악구에서 진행한 행사에 참가했다. 별빛 내린천 복개철거 및 천수공간조성사업 개통식이었다. 관악산에서 한강까지 이어지는 생태하천 조성사업이었다. 2020년에 착공한 공사기 지난 5일 마무리가 된 것이다. 행사장에는 정치인ㆍ구청관계자들은 물론 많은 주민들이 참여했다.
별빛 내리는 하천길을 걸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행사 참가를 마치고서 관악구 신림동의 시장통에 있는 한 맛집(장수식당)을 찾았다. 언젠가 들렀던 식당이다. 음식도 맛이 있지만, 거기에는 익살스러운 앵무새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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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님의 팔에 앉은 앵무새) | ||
그 앵무새는 새장에 갇힌 것이 아니라 손님들에게 다가오기도 한다. 6년 동안 주인과 함께하는 새란다.
필자가 지인들과 식사하는 동안 앵무새는 옆 테이블에서 고추를 쪼아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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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를 먹고 있는 앵무새) | ||
“고추가 맵지 않을까요? 탈은 나지 않나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아주 잘 먹어요. 특히 고추씨를 좋아합니다.
‘장군’이리는 이름의 앵무새는 장군(將軍)답게 씩씩하게 고추를 쪼아댔다. 앵무새가 자주 구사하는 말에 대한 식당 주인의 설명이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는 기본이고요. 할아버지, 할머니 등등 많이 해요. 때로는 ‘힘들어!’ ‘이놈의 새끼!’도 합니다. 호호호.”
손님들이 술잔을 주고받으면서 이런저런 일로 언성을 높일 수가 있다. ‘이XX, 저XX하면서’. 참으로 말을 조심해야 한다. 앵무새가 동네에 소문을 내도 부끄럽지 않도록.
동석한 지인들도 박장대소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말 조심해야겠네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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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의 어깨에 앉아서 인사를 하는 앵무새) | ||
식사를 마치고서 식당을 나서려고 하자 앵무새가 주인의 어깨에 앉아서 작별인사를 했다.
“안녕히 가세요!”라는 말은 안 했지만.
필자는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다음에 또 올게!”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Jane Goodal)’은 저서 <인간의 위대한 스승들>(채수문 옮김)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인간사회에서 사라져가는 소중한 모든 것들을 우리는 동물의 세계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의 가장 친한 친구인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모양과 방법으로 그 소중한 가치들을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경고한다.
<물질문명은 생활의 편리를 제공했지만, 생태계를 파괴하고 영혼을 메마르게 했다.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인 자연과 형제인 동물에게서 얼마나 멀어진 것 일까. 이제 잃어버린 것을 찾아야 할 시간이다.>라고.
“동물 한 마리도 사랑해보지 않은 사람은 영혼의 어느 부분인가가 아직도 깨어나지 않았다”는 말과 함께.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