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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생존전략>...이낙연의 구상

기사승인 2023.05.28  17:2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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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찾으려면 지금 서 있는 곳부터 알아야’

신정부가 탄생한 지 한 달 후인 지난해 6월 이낙연(71) 전 총리가 미국으로 떠났다. 공부하기 위해서다. 그러한 그가 1년간의 공부를 마치고 6월 21일 귀국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전 총리가 최근 쓴 책이 먼저 귀국해서 우리들 곁으로 다가왔다. 책의 제목은 <대한민국 생존전략>(21세기북스). 부제(副題)는 ‘이낙연의 구상’이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빠른 속도로 정치·외교 분야의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라섰다. 책을 열어봤다. 책 <대한민국 생존전략>은 ‘들어가며’를 ‘미국에서의 1년’이라는 소제목으로 시작했다.

   
(신간 '대한민국 생존전략'의 표지)

<우리는 비우려고 떠난다. 떠나면 새로운 것으로 채워진다. 계획하지 않았더라도 그렇다. 나는 2022년 6월 7일 서울을 떠났다. 국내정치에서 아픔과 혼란을 겪은 뒤였다. 두렵고 외로웠다. 마음도 몸도 무거웠다. 마치 혼자서 깊은 물에 가라앉는 것 같았다.>

저자가 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 뒤에도 국내정치의 아픔과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마음과 몸이 무거운 것은 국민도 마찬가지다. 계속되는 그의 글이다.

<나는 더 늦기 전에 새로운 뭔가를 내 안에 더 채우고 싶었다. 오랫동안 관심을 가졌으나 집중하지 못했던 그것, 대한민국이 국가로서 생존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나는 한반도 평화와 미국-중국 전략경쟁을 공부하기로 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미국 워싱턴 DC의 조지워싱턴대학 한국학연구소 방문연구원이 됐다. 전문가들을 수없이 만났고, 많은 문헌과 자료를 접했다. 워싱턴 DC의 싱크탱크가 주최하는 각종 세미나도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는 미국이 중국을 대하는 정책에 우려를 표명했다. 다시 책속으로 들어가 본다.

<중국의 부상과 미중경쟁의 격화는 한국을 크나큰 딜레마로 내몰았다. 한국은 중요한 대외정책에서 양자택일을 강요받고, 경제에서 전례 없는 위축에 내몰렸다. 탈(脫)냉전시대에 중국은 한국 경제에 기회였으나, 미중 경쟁시대에는 최대의 과제가 됐다.>

저자는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미국이 한미일 공조 강화에 나서자, 한국과 일본은 관계개선에 들어갔다. 그러나 강제징용 문제 등 현안에 대한 한국 정부의 거친 접근과 일본 정부의 오만한 공세는, 한일관계에 회오리를 일으키며 새로운 위기를 조성했다.>

피할 수 없는 지정학적 운명과 혼돈의 국제질서

외교 불확실성의 시대-무엇이 문제인가? 책에 담긴 내용이다.

<미국-중국 경쟁, 북한 핵무장 강화에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변하지 않는 지정학적 운명은 또다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에 물음표를 가져왔다. 미중경쟁은 경제와 기술 분야를 넘어 체제와 문화 부문으로 심화됐고, 2023년 들어 외신과 국제정치 전문가들은 중국의 대만 침공과 제3차 세계대전까지 운운한다. 대한민국은 ‘실존적 위기’에 직면했지만 2023년의 외교는 국민의 확실한 믿음을 얻지 못하고 있다.>

총5장으로 구성된 책 <대한민국 생존전략>은 제1장 ‘대한민국은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 제2장 ‘끝없는 북핵(北核) 위기, 평화를 위한 결단.’ 제3장 ‘미중경쟁 격화시대, 번영을 위한 선택.’ 제4장 ‘나의 외교 경험과 한국외교의 길.’ 제5장 ‘연성강국’을 위한 ‘신외교’ 구상이다.

또한, 올해 초부터 미국과 독일 소재 대학에서 여덟 번 강연했던 원고를 부록으로 실었다.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 강연하는 이낙연 전 총리)

저자는 <대한민국 생존전략>을 통해서 격화된 미중경쟁과 한반도를 둘러싼 4강국(미·중·일· 러) 사이에서 대한민국에 달라진 외교 정책과 함께 용기와 지혜를 주문한다. 지정학적 상황을 충분히 숙지하고, 정세와 명분을 고려하며, 이익을 따지면서도 분단국가로서의 역사와 당위를 고민한다. 기자·도지사·국회의원·총리를 거치면서 겪은 현장의 경험을 생생하게 녹여냈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한 평화를 위한 다섯 가지 제언은 다음과 같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립구조에 매몰되지 말자.

▴국방력을 조용하게 그러나 확실하게 강화하자.

▴미국·일본에도 할 말은 하자.

▴중국·러시아에도 분명히 하자.

▴북한의 현실을 인정하며 대화하자.

외교를 위한 다섯 가지 제언도 공감이 간다.

▴우리가 잘하는 일로 기여하자.

▴‘자랑스러운 조국(祖國)’ 외교를 하자.

▴진심으로 다가가는 외교를 하자.

▴국민을 지키는 외교를 하자.

▴국민 모두의 총력외교를 하자.

저자 이낙연 전 총리는 신(新)외교의 목표를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신외교의 목표는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를 뒷받침하는 것이다. 지구촌 시대에는 외교가 국정에서 더 중요해진다. 신외교는 대한민국이 연성강국으로 발전하도록 국제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다. 첨단산업과 한류에 기반을 두고 한국은 이미 연성강국으로 가고 있다. 그런 역량과 역할로 지구촌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성숙한 외교를 추진할 것이다. 그것이 ‘내 삶을 지켜주는 나라’로 되돌아오게 할 것이다.>

저자는 ‘명분론과 진영주의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사회의 강점을 끌어낼까, 약점을 드러낼까. 국가적 생존의 위기다. 한국사회를 누르고 가두는 명분론과 진영주의를 뛰어넘어야 한다. 안보(평화)에는 분명하게, 경제(번영)에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 옳다.>

맞는 말이다. 우리 모두가 지나친 편 가르기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 저자는 원점에서부터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듯싶다.

   
(총리시절 일본 아시히신문과 인터뷰하는 이낙연 씨/ 사진: 야후재팬)

“세계의 불확실성은 깊다. 한반도는 더욱 그렇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우리는 길을 찾아야 한다. 길을 찾으려면 지금 서 있는 곳이 어디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길은 있게 마련이다.”

‘우리가 무엇인가를 시작할 기회는 늘 지금 이 순간밖에 없다’는 니체(1844-1900)의 말을 떠올리면서, 저자가 지금 서 있는 곳에서 찾아낸 길에 기대를 걸어본다.

저자 이낙연 전 총리는 누구인가.

1952년 12월 20일 전라남도 영광에서 태어났다. 광주제일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했다. 카투사로 군복무를 마쳤다.

동아일보 기자로 21년(1979~2000)동안 근무했다. 통일부와 외교부 출입기자·도쿄특파원·국제부장으로 남북관계와 국제문제를 심층적으로 취재하고 보도했다.

제16·17·18·19·21대 5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다. 통일외교위원회에서 두 차례, 국방위원회에서 한 차례 일하며 통일외교안보를 다뤘다.

전라남도 지사(2014~2017), 국무총리(2017~2020), 더불어민주당 대표(2020~2021)로 일했다. 국무총리 재임 중에는 30개국을 방문해 대통령과 함께 ‘투톱 외교’의 한 축을 맡았다.

2022년 5월 대통령선거를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섰으나 패배했다. 2022년 6월부터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에서 방문연구원으로 한반도 평화와 미중 전략경쟁을 연구했다.

 

장상인 발행인 renews@r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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