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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용혈(龍穴): 최고의 명당-1

기사승인 2021.11.21  16: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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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이야기를 시작하며

진흥왕에 대한 다른 기록들은 의심할 바 없는 역사적 사실로 인정된다. 허나, 유독 ‘황룡사’ 창건의 기록에 “황룡”에 대한 핵심적 설명은 피해가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황룡’이 출현한 것은 지극히 사실적이다.

황룡사 터 아래에 황룡(黃龍)이 있었다. 황룡이 있어서 황룡사(皇龍寺, 黃龍寺)라 했다. 어찌되었든 ‘황룡’의 정체를 분명히 하지 아니하고는 중요한 역사적 공간이 사라져버린다.

옛 기록들에 등장하는 황룡은 하늘을 나는 용이 아니라 지하에 묻힌 철광석이다. 황룡을 철광석으로 볼 때에만 9층탑의 용도도 정확히 알 수 있다. 한 마디로 황룡사 9층탑은 철광석 채광을 위한 거대한 채광 탑이었다.

서기553년, 신라 제24대 진흥왕 즉위 14년 계유 2월.

왕이 새 궁궐을 짓기로 마음먹고 신하들에게 일렀다.

“궁이 좁아 새로운 궁궐을 지었으면 하오.”

“어디에다 지으시려 하시옵니까?”

“저기, 넓은 들판이 지금의 궁과도 가깝고 하니….”

왕이 월성 동쪽 넓은 황무지를 가르쳤다. 전불시대의 절터라 하여, 가섭불의 연좌석도 있어, 신성시 하던 곳이었다.

“좋은 곳이옵니다.”

   
(경주 황룡사 址/ 사진: 네이버)

그동안 신하들의 집들은 고쳐 짓기를 여러 번 하여 크고 좋은 집에 지내고 있으나 궁궐은 지은 지가 오래되어 보잘것없어 새로 지으려고 했다. 한강 유역까지 영토도 확보하였고, 가야국도 잘 평정되어 식량걱정도 덜게 되어 마음의 여유를 자지자 신궁을 계획했다. 신궁 터가 결정되자 도면을 그리도록 했다. 이어서 물자를 조달할 계획을 세우고, 공사를 맡아 할 책임자를 정하고, 날을 잡아 하늘에 제사도 지냈다.

공장이 먹줄을 놓아 인부들에게 궁궐 앉을 자리에 기둥이 설 자리를 파라 이르고 막사에서 다음 공정을 살피고 있는데, 터를 파던 인부가 허겁지겁 달려와서 하는 말이 엉뚱하여 금방 수긍이 가지 않았다.

“공장님, 이상한 일이옵니다.”

“무슨 일인가?”

“아무래도 용맥(龍脈)인 것 같사옵니다.”

“무슨 말이냐?”

“용맥이 내려 뻗치고 있사옵니다.”

오랫동안 버려둔 습지에서 용맥이 나오다니 믿기지 않았다.

“무얼 잘못 본 것이 아니냐?”

“지가 철장에서 일한 적이 있사옵니다.”

“용과 비슷한 색의 흙들이 수두룩하지 않은가?”

“그런 흙과는 다르옵니다.”

철장에서 일한 적이 있다는 인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어 현장으로 나가, 파낸 흙을 보니 실로 평소에 보던 흙보다는 검붉은 색을 띠고 있었다. 모래 같기도 했는데, 이상한 것은 판 지 오래된 것은 더 붉은색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처음엔 가는 맥이 보였는데 파 들어갈수록 폭이 넓어지더이다.”

선명한 붉은 띠가 맥인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공사장에서는 본 일이 없는 형상이다. 궁궐의 기둥자리를 파는 중이어서 무슨 일이 생기면 왕에게 아뢰어야 했다. 그러려면 어느 정도 확실한 사정이 파악되어야 할 일이었다.

‘이게 용맥인지 연일 야철장 수장에게 물어보면 될 일이다.’

공장은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지만 아닐 수도 있는 일을 가지고 오라고까지 할 수 없어, 붉은 흙을 보자기에 담아 보내보기로 했다.

“이것을 연일 야철장 수장에게 보이고 오게. 다른 사람들은 상관치 말고 터파기를 계속하라!”

연일 야철장은 말을 타면 한나절에 오갈 수 있는 거리였다. 철광을 가지고 무쇠를 용출하는 야철장의 수장이라면 용인지 아닌지는 쉬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심부름꾼이 연일 야철장에 도달했을 때에 마침 용광로에서 쇳물이 용출되는 시라 부산하기 이룰 데 없었다. 시뻘건 쇳물이 흘러내리는 광경을 보기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야 수장을 만날 수 있었다.

“어쩐 일로, 누가 보내서 왔는가?”

“서라벌의 신궁공사장의 공장의 심부름이옵니다.”

“그래, 무슨 일인가?”

“이 흙을 보여드리라 했습니다.”

심부름꾼이 보자기에 담아간 흙을 펴 보였다. 수장은 서라벌의 공장이 보낸 일이라 해서 무언가 싶었더니 보자기에 담긴 흙을 봐 달라는 것이었다. 한눈에 보니 흙은, 흙이 아니었다.

“이게 어디에서 났소?”

“궁궐 공사장에서 난 것이옵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아주 질 좋은 사철이었다. 그것도 황룡이라 하여 용출을 시키면 아주 좋은 무쇠를 얻을 수 있는 것이었다. 많이 묻혀있을 리 없지만 어느 정도 묻혀있다고 해도 예삿일이 아니었다(계속).

 

안병호 작가 renews@renews.co.kr

<저작권자 © 한국부동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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