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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땅의 주인

기사승인 2021.02.17  15:2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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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호 작가: 동학사 가는 길, 천년의 불꽃, 오타 줄리아, 아름다운 사람 루이델랑드, 어링볼, 철의 왕국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정치적 최고의 자리를 향해 계획적으로 움직인 인물은 신라 4대 탈해왕(脫解王, 재위 57-80)이다. 자신의 의지와는 다르게 왕이 된 박혁거세와는 달리 왕의 비서에서 사위로, 중신으로, 나아가 최고의 자리를 차지한 성공적 인물이다.

무슨 일이 있었을까. 사연은 이러하다.

탈해왕이 동악에 오르다 목이 말라 비서에게 물을 떠오라고 했다. 그런데 이 비서가 우물가에 가서는 자신이 먼저 목을 축인 후 물을 떠오곤 했다. 이뿐만 아니라 심부름을 시키면 건건이 자신의 잇속을 먼저 챙기기 일쑤였다. 그래서 탈해는 비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그릇 언저리에 아교를 바른 후 물을 떠오라고 일렀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심부름을 간 비서는 물을 떠 오지는 않고 입에 그릇을 붙인 채로 왔다. 비서는 그릇 언저리에 접착제가 붙은 줄도 모르고 자신의 목부터 축이자 입에 그릇이 딱 붙어 떨어지지 않았던 것이다. 탈해는 그러한 비서를 해고하지 않고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타일렀다.

탈해는 용성국(龍城國) 사람이다. 당시 한반도는 여러 소국(小國)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그리 먼 곳에서 온 것이 아니라, 가까이에 있는 무쇠를 생산하는 소국을 말하기도 하니 흔히들 말하는 용궁에서 왔다고 해도 좋다. 그는 이미 탄탄한 소국의 왕으로 철광을 캐내 무쇠를 만드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의 조상들 역시 북방에서 밀려와 서라벌에서 잠시 머물다 늦게 도래한 6부 촌장들에게 밀려 변방으로 갔을 것이다.

탈해는 가야에 까지 가서 수로왕의 영역을 넘보았으나 힘이 닿지 않아 신라 땅으로 회귀하고 말았다. 선대가 먼저 차지하려다 빼앗긴 서라벌을 다시 차지하기 위한 본능적 욕망이 소국의 왕의 자리를 버리고 남해왕의 비서가 되어야겠다는 결심에 이르게 한다. 여하간 탈해는 신라의 태동기에 나라의 형태를 굳힌 엄연한 신라의 왕이다. 그가 지혜롭게 비서를 부렸다는 기록을 남긴 사가들의 혜안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탈해는 서라벌로 와서 신라 2대 남해왕의 비서가 되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왕의 비서로 자리하고 있던 호공(瓠公)을 밀어내고 남해왕의 비서로 자리를 잡아 그의 딸과 혼인하여 왕 자리에 오를 수 있는 신분을 확보했다. 호공을 밀어낸 계략은 호공이 자신의 선조 집을 차지하고 있다며, 자신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탈해가 숯을 몰래 호공의 집에 묻어두고 자신의 선조가 대장간을 하던 집이라고 주장, 승소하여 호공의 집을 차지하고 그를 관직에서 물러나게 하면서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하나, 탈해의 입장에서는 ‘다분히 궁여지책(窮餘之策)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

역사 속의 이야기 이지만, '땅의 주인'의 리더십을 반추(反芻)해 볼만한 가치가 있어 보인다.

 

 

 

 

편집팀 정리 renews@renews.co.kr

<저작권자 © 한국부동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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